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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의 인생그림
되찾은 나의 외성인. 본문
MBTI를 모르거나 안 해본
사람을 이젠 보기 힘든 것 같다.
MBTI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재미로라도
한 번쯤 해보는 테스트가 됐고,
서로에 대해 소개할 때 어색함을
깨기 좋은 주제가 됐다.
나는 유행하기 몇 년 전,
나를 잘 이해하고자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해 보다가 MBTI를 알게 됐는데
그 때는 심리적으로 힘들거나 관심이 많은
사람들 외에는 MBTI 잘 몰랐다.
MBTI를 처음 해봤을 때의 나는
심오한 INFJ였다.
수많은 심리 테스트를 해봤는데도
MBTI가 유독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복잡한 내 내면세계를 잘 이해해
주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INFJ는 전 세계 인구의 2~3% 정도랬나..
그 정도로 많지 않는 유형이고,
남자 중에서는 더 희귀한 유형이라고 한다.
희귀한 유형이라고 하니
오히려 좋은건가 싶으면서도,
나는 왜 이리 복잡하게
태어난 건가 싶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
MBTI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여러 번의 테스트를 해본 결과,
INFP가 되었다가 현재는 ENFP가 됐다.

살다보면 성격이 바뀐다고는 하지만,
나는 이걸 바뀌었다고 생각하기보단
되찾았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 느낌이, 내 생각이 그렇다.
이는 어렸을 때 나의 모습, 나의 경험들을
조각 맞춰봤을 때 얻어진 답이다.
원래 계획적인 사람은 아닌데도,
계획적으로 살아야 할 것 같아서
그렇게 살다 보니 J(계획, 통제형)가
나왔던 거라고 생각이 든다.
'계획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꽉 잡고 있는 통제를 놓고 나답게
사니 P(즉흥, 탐사형)로 변해있었다.
놀랍게도 절대 변하지 않을 같은
I(내향성)는 E(외향성)가 됐다.
나는 극강의 I였기에
ENFP가 나왔을 땐 놀랐다.
그 실마리는 연기 수업을
하면서 알게된 것 같다.
MBTI에서는 내향성이냐
외향성이냐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연기 수업 선생님이
자주 얘기하는 부분은
내성적인 것과 내향적인 것은 다르고,
외성적인 것과 외향적인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엔 헷갈렸는데,
선생님이 설명해 주신 내용을
사전적인 의미와 함께 보니
이제는 확실히 알게 됐다.
| 사전적 의미 | |
| 내성적(內省的) | 겉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 또는 그런 것. |
| 외성적(外省的) | 겉으로 드러내고 보여주는 것. |
내성적인 것과 외성적인 것은
사실상 타고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누구나 각자 타고나는, 갖고 태어나는
외모, 능력이 다른 것처럼,
내성, 외성도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개념.
주로 내성적인 사람은
내면의 생각하는 에너지가 강하다.
가령, 신념이 강하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은 내성적인 경우가 많다.
내면에 강한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반면, 외성이 높은 사람은
'생각'보다는 '행동'의 에너지가 강한
경우가 많아서 행동파인 사람이 많다.
'보여주고' 싶은 성질 때문에.
| 사전적인 의미 | |
| 내향적(內向的) | 안쪽으로 향하는 것. 외면적(外面積)인 면보다는 내면적(內面的)인 면을 추구(追求)하는 것. |
| 외향적(外向的) | 바깥으로 드러나는 것. 마음의 움직임을 적극적(積極的)으로 나타내는 것. |
내향적인 것과 외향적인 것은
한자를 풀어서 해석하면 된다.
에너지가 안쪽으로 향하면 내향,
바깥으로 향하면 외향.
주로 내 자신을 탐구해보고자 하고
생각과 감정이 안으로 향하면 내향적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에너지가 밖으로
향하기 때문에 감정보다 '목적성'이 강해진다.
외성인이 내향일 수도 있고,
내성인이 외향일 수 있다.
MBTI에서는 내향/외향만 보여주니
'아니 저 사람이 I라고?' 하면서
충격을 받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나의 감정 상태, 주변 환경 등에 따라
내향, 외향은 늘 달라질 수 있다.
나도 내 안으로 에너지가 향했었는데,
바깥에 나가 부딪히면서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며
배우려는 외향성이 강해졌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는 것은 내성과 외성이다.
말 그대로 타고난 기질과도 같기 때문이다.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 궁금했던 부분은
나는 과연 내성인일까 외성인일까였다.
나만의 힘든 10대 20대를 보내면서
내성인이라고 생각했지만,
비로소 알게 된, 아니 찾게 된
나의 모습은 '외성인'이다.
누군가에게 미움받지 않기
위해서 나는 생존전략으로
내성인처럼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나의 20대는 상처를 회복하는 기간이자,
자아를 탐색하는 기간이었다.
30대 중반이 된 지금에서야
연기 수업을 통해 깨달았다.
내 안에는 '보여주고' 싶은
나의 모습이 가득하다.
그것을 여러 가지 형태로 천천히
잘 꺼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연기 수업을 받는 것도
나를 보여주기 위해, 진정한 나를
깨우고 꺼내기 위한 연습의 일환인데,
애초에 '연기 수업을 받아볼까?'
생각하게 된 것도 '보여주고' 싶은
나의 모습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혹시 모른다.
지금은 연기를 못하지만,
열정이 조금씩 자라면 진짜 연기 쪽으로
도전을 해보고 싶어질 수도 있다.
나는 이제 알고 있다.
사랑받기 위해, 미움받지 않기 위해
생존을 위해 내성인으로 살아왔지만,
이젠 나답게 드러내야 사랑받는다는 것을.
진흙 속에 묻혀있던 나의 모습을 되찾았으니
이젠 그 모습을 계발시킬 차례다!
무척이나 반갑다. 나의 되찾은 외성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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