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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의 인생그림
백수도 힘들어도 되나요? 본문
백수 생활 n개월 차. 아직도 길을 잃은 채 방향을 못 잡고 있는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회사원의 세계로 뛰어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투자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은 많은데 늘 결정은 잘 못해왔다. 결정 내려도 금방 그 결정을 번복하기도 여러 번..
"한 번 사는 인생 해보고 싶은 거 도전은 해봐야지?"라고 했으면,
온 에너지를 집중하고 정한 기간 내에 안되면 딱 포기해야 하는데,
여기저기 애매하게 발만 걸친 모습이다. 이도 저도 아닌... :(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그만둔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홧김에 그만 둔 건 아니다.
20대 중반부터 자잘한 마케팅 회사 등에서의 여러 경력을 합쳐 5년여간 일을 해왔는데,
늘 머릿속엔 "아.. 이게 아닌데..",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어.."라는 생각을 떨칠 순 없었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기에 오랫동안 고민 후
품고만 있었던 사표를 꺼내보였다. 이건 소심한 나에겐 크나 큰 용기였다.
누구나 일태기와 위기가 찾아온다. 맞다.. 나만 힘든 건 아니다.
그렇지만, 예민한 나에게는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버거웠고,
그저 하루하루 아등바등 살아남는 것에 불과했다.
한 달 버티는 것도 힘든데 이걸 몇십 년을 지속할 자신이 없었다.
나도 내가 현실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기보다,
뜬구름 잡는 헛소리나 하는 이상주의자라는 것도 잘 안다.
나름 현실에서 성격이나 생각을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이지만,
가지고 태어난 기질이 이런지라 생각처럼 가지고 태어난 기를 꺾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를 찾고,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을 찾는 여정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지만,
결과적으로는 퇴사를 한 것 자체는 후회하지 않는다.
처음 호기롭게 사직서를 던졌을 땐 심신이 많이 지쳐있었다.
남들은 사무실에선 그렇게 졸리다가 퇴근하면 쌩쌩하다고 했는데, 난 정반대였다.
밖에서 늘 긴장해 있는 상태에서 에너지를 다 쓰고 와서 그런지 집에 들어오면 그냥 곯아떨어졌다.
정말 나를 돌아보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일상성 회복을 통해 휴식기를 가질 필요는 있었다.

퇴사하면 열심히 배우려고 했던 분야는 바로 나의 오랜 꿈인 바로 '음악'.
정확히 말하면, '싱어송라이터' 물론, 꿈이고 하고 싶다고 해서 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집에 들어오면 밥만 먹고 잠만 잤기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안전 주의자인 나는 보이지도 않는 길을 오랜 기간 묵묵히 기다리고 헤쳐나갈 용기는 냉정하게 말하면 없다.
정한 기간 내에 실컷 쏟아붓고 안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고 싶다. 적어도 후회는 안 남을 테니까.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늘 하고 싶던 일이나 꿈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긴 기간 동안 할까 말까 고민'만'하다가
끝내는 발을 들여놓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면, 그 고민한 기간만큼이나 열정적으로 에너지를 쏟지 못한다 :(
내 머릿속에 내가 그리고 있는 모습과 현재의 나와의 그 차이가 크면, 그걸 견디기 힘들어 달아나버리는 편이다.
그러니 늘 드는 생각.
"음악을 하고 싶은 게 맞아?"
"생각만큼 노력을 하지 않고 무서워서 회피만 한다면 그만큼 간절하지 않은 거 아니야?"
"퇴사, 그냥 현실도피 아니야?"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은 하고 싶은 분야에 못해도 좋으니,
그저 흘러가는 대로 한량처럼 허망하게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칼을 빼들었으면 무라도 썰었으면 좋겠다.
칼만 갈면 뭐하나 쓸데가 없는데.. 아니, 칼을 갈기라고 했나..?
내가 회사에서 쏟지 못했던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남지 않는다.
지금 애매하게 포기하면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고 후회는 후회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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