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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의 인생그림
압박과 포옹 사이, 불안함과 떨림 사이 본문
어젯밤 부장님이랑 단 둘이 술을 마셨다.
길을 걸으면서 부장님이 나한테
무슨 계절을 좋아하는지 물으셨다.
봄이나 가을이라는 단어가
입 밖에 나올 줄 알았다.
나의 대답은 여름.
봄과 가을은 날씨가 좋아서 놀러 가기 좋은데
여름이라는 대답이 나왔으니
나의 뇌에 흩어져 있는 무의식을,
심장에 새겨져 있는 감정을 들여다봤다.
원래의 나는 여름보다 겨울을 좋아했다.
신선한 공기, 개성을 뽐내기 좋은 패션..
근데 언젠가부터는 싫어졌다.
신선하게 느껴지던 공기가 피부에
닿는 것도 싫어졌고, 그 맘 때 즈음엔
알록달록한 옷도 정리가 됐다.
그 이유를 파고들어 가 보니
불안함을 잘 느끼던 나에게는 겨울이 주는
떨림은 불안함과 다르지 않게 느껴졌던 것이다.
겨울이 나의 불안함의 자극으로 다가오던 때에
숨 막히던 여름은 습기로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만 같았다.
여름밤이 주는 포근함과 안락함 안에서
들이키는 맥주 한 캔은
겨울철 온돌 위 이불 뒤집어쓰고
까먹는 귤보다도 더 큰 가치로 다가왔다.
부장님이 좋아하는 계절은 가을.
아직은 늘어지는 여름이 좋지만
가을을 더 마음속에 넣어보려고 한다.
이젠 압박과 포옹 사이, 불안함과 떨림 사이와
그 미묘한 차이를 알게 됐으니
차가움과 더움 사이의 계절을
만끽하는 법을 배워보려 한다.
너무 긴장하지도 말고
너무 힘 빼지도 말고,
딱 적당한 온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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