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의 인생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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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다홍치마.

Grene 2025. 7. 14. 09:06

내가 듣기 싫은 말이 있었다.
“이왕이면 기분 좋게 하라”는 말.
자유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나로서는 감정을 통제하는
말을 정말 정말 싫어한다.

사회적으로 ‘적절한 정도’라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가끔 외국인들이 인터뷰하는 내용을 보면
은근히 한국인은 감정에 솔직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내 시선은 좀 다르다.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 속해 있는 사람이
그 안에서 표현할 수 있는 정도와
그 테두리 안을 벗어난 사람에게
표출하는 정도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도 우리나라에서 한국 사람에게,
친한 지인들에게조차 하지 못한 말과 감정을
처음으로 혼자 간 여행지인
홍콩 게스트하우스의 낯선 이들에게
내보인 적도 있다.

물론 “한 번 본 나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 없는 사람과 나를 아끼는 지인들이랑은
다른 거 아니야?”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솔직하고
소신 있는 의견을 내는 것을 아니꼽게
보는 눈들이 더 많다.’ 정도로는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고,
화병도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표현하기에
‘적절한 정도’의 기준이 자유도가 높은
서구권에 비하면 높은 것이다.
개인의 자유보다 사회의 안전의 가치가 높으니까.

우리 가족이 나에게 자주 했던
“이왕이면 기분 좋게 하라”는 말을
사랑의 언어로 해석해 보자면
“사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미움받지 않게
행동하라”는 말이었으며,
“네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니 기분에
끌려다니지 말고 행동하라”는 뜻이었다.

나는 나다움을 잃지 않을 것이지만,
그 의미를 사랑이 섞인 잔소리로 이해가 됐다.
그러니 “이왕이면 기분 좋게 해 보자”라는
마음이 생겼다.
이것이 바로 ’이왕이면 다홍치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