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태어나면 나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나의 세계를 잘 이해하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태어난 문화권 안의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은 절대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내가 중동에서 태어났으면
종교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메카에서 카바를 빙글빙글 돌고 있겠지.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무신론자에 가까운 나로서는,
종교가 곧 삶이 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
서양에서 태어났다면 보헤미안처럼
살았을수도 있을 것이다.
그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하기에,
창의적으로 사는 삶을 동경하기에…
어쩌면 어느 구석진 누드 비치에서
모든 억압을 훌훌 벗어던지고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교육을 받아왔기에
사회에서 요구되는 옷을 억지로 입고 있는 것일 뿐.
근데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태어나고 자연스럽게 속한 사회의
절대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받는 게
사는 데에 있어서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세계를
머리로는 잘 알고 있기에 입기 싫어도
위아래가 맞지도 않는 정장을 꺼내입고 있다.
하지만 나의 세계는 머리로도 마음으로도
잘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수 많은 소용돌이와 폭풍을 잠재우며
꾹 누르며 잘 살아가려 노력하는거다.
여자는 귀걸이를 하고 캐주얼 정장이 되는데
남자는 정장을 고집하고 귀걸이 하면 안되는지
난 진짜 모르겠다.
서구권을 보면 그런 게 없는데…
물론 보수적인 사람들은 나를 이해 못한다.
그것도 이해한다.
한국 사회에서 교육을 받고 그 문화권의
보편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일테니 말이다.
내가 속한 세상의 기준과 나의 세계의 기준이
많이 다를 때는 참.. 살기 힘든 것 같다.
나름 세상의 기준에 맞춰 보고자도 했으나
나는 이렇게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기준과 원칙이 잘못 됐다고 생각은 안 한다.
그럼에도… 피어싱을 빼고 짝짝이 정장을 빼입고
가는 노력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