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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영역/일기

넥타이, 패션과 목줄 그 사이 어딘가.

Grene 2025. 8. 31. 23:41

 공지가 떴다.

내일부터 남자는 필히 넥타이를 하라고.

언질을 해줬기 때문에 알고 있었지만,

'공식적'인 공지가 뜨니 확 숨이 막혔다.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자유'이고,

자유가 주어지는 방식이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거나,

납득이 되지 않는 모순적인 방식일 땐

불편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여성들에겐 '적어도' 세미 정장을 요구하거나

깔끔한 복장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남성들에겐 넥타이라는 드레스 코드를

공지로 내리니 나에겐 억압처럼 느껴졌다.

 아니, 여자는 샤랄라 원피스도 괜찮은데,

남자는 셔츠 색상도, 넥타이 색상마저 제한적이다.

 

 넥타이는 내가 스스로 매면 패션이지만,

'드레스 코드'라는 미명 하에 강요된다면

나에게는 개의 목줄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나를 마냥 평범하게 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런 통제를

대단히 불편해한다는 것.

 

 나도 안다. 모든 것엔 이유가 있고,

인간이 만들어 낸 관습은 그럴 만한

연유가 있다는 것 즈음은.

 

 하지만, 누구에겐 허락된 자유가

나에게 없다는 것은 크나 큰 상실이고,

억압으로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해 내 나름

가짜 웃음 뒤에 진실된 감정을 숨기고는 있지만,

불편한 표정을 다 지우고 사는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는

잘 훈련된 개가 되기 위한 연습을 할 것이지만,

애석하게도 자유를 찾아 떠나는 시기가

멀지는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통제를 당하는 것이 단순히 '싫다'가 아니라

나를 잃는 것과 같다고 느낀다.

 내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없는 이들에게

충성스러운 잘 훈련된 개가 되어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는 원석과 같은 사람이라고 굳게 믿는다.

하지만, 다듬어지고 세공되어

다이아몬드가 되고 싶은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뾰족 튀어나온 부분을 날카롭게

만드는 게 더 나에게는 맞다고 생각한다.

 다이아몬드보다 더 희귀한 뗀석기 돌처럼

거칠고 자연의, 날것이 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