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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의 인생그림
친구 다리가 부러졌어도 내 손톱 사이에 낀 가시가 더 쓰라린 법 본문
최근 들어 이틀에 하루꼴로 외박을 하는 것 같다.
팀원들과 술 마시고 놀고, 노래방 가고 이 모든 것이 즐거워서 바로 집에 오는 날은 너무 허전하다.
나는 어렸을 때, 젊었을 때 많이 놀아보지 못했다.
20대 중반이 넘어서야 조금씩 두꺼운 알을 깨고 나오는 연습을 했다.
단단한 껍질은 나를 지켜주는 보호막이 되어주었지만, 동시에 날개를 펼 수 없게 만드는 족쇄가 되기도 했다.
쾌활한 나의 성격이 조금씩 뭍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건 거의 30대 초반이니, 따지고 보면 몇 년 되지 않았다.
지금 내가 열심히 노는 게 단순히 놀지 못했던 어린 날을 보상받고자 하는 행동은 아니다.
오히려 집이라는 공간이 어렸을 때부터 나에게 안전치 못한 공간이었고,
심지어 성인이 되고 나서도 어린 날의 상처가 늘 건드려지는 나에겐 아주 묘한 공간이다.
밖에서는 난 참 괜찮은 사람인 것 같은데, 집 안에 들어서면 나의 에너지가 바뀐다.
그래서 밖으로 돌게 되고, 언제 끝날지도 모를 시절 인연에 목을 매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우리 가족은 단란할 것이고, 나는 상처도 없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가끔씩 내 속도 모르고 하는 가족에 대한 말들이 나의 신경을 건들 때가 있지만,
같은 가정 안에서 자란 나와 누나를 비교했을 때 같은 경험을 두고 다르게 인식하고 있으니
내가 가진 상처도 지극히 개인적이고 상당히 주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친구가 다리가 부러져서 아프다고 해도 내 손톱 사이에 낀 가시가 더 쓰라린 법.
내 경험과 감정은 오롯이 내 것이기 때문에 말이다.
주변에 다리 부러진 친구들이 많아서 나의 아픔을 쉽게 꺼내진 못하고 있다.
나의 가시를 우습게 생각할까봐.
그리고 내가 가진 상처 또한 주관적이기에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어 혼자 속으로 삭일 때가 많다.
아마 내 손톱에 낀 가시는 애석하게도 빼기도 어려운 곳에 깊게 박혀 아주 예리한 족집게 아니고서야 제거하기 어려워 보인다.
나에게만 보이고, 나만이 느끼는 이 쓰라림을 족집게를 찾지 못하는 한, 평생 품고 살아가야 한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꿈꾸지만, 나는 평생의 숙제인 이 '가시 제거' 때문에 부를 거머쥐고 싶은 욕망이 있다.
'돈'으로 족집게를 살 수 있다는 것은 의미는 아니다.
적어도 경제적 자유는 족집게를 찾을 '계기'를 만들어 줄 순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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