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의 인생그림

어른이 된다는 것은. 운전과 독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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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은. 운전과 독립

Grene 2026. 6. 27. 09:08

우리가 숫자로 구분 지어 놓은
어린이, 청소년, 성인의 경계는 존재한다.
하지만, 난 어른과 미성년자의 경계를 모르겠다.
나이를 먹었다고 모두 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모두 각자의 무대에서
각자만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것이 곧 인생이지 싶다.
 
미성년자들이 갓성인이 됐을 때
민증 잉크가 마르기도 전
마치 성인식이라도 치르듯,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곤 한다.
법적으로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마치 증명이라도 하는 양 말이다.

나에게 있어서 성인식은 운전이었다.
내가 돌리는 만큼 돌아가는 운전대처럼
밞는 대로 나아가는 자동차가 마치
‘내 인생은 내가 경영하는 것’이라고 느끼게 해 줬다.
그래서 중고차를 사게 됐고,
밟는 대로 잘 나가지도 않는 중고차를 끌고 다녔었다.
 
처음엔 이런 내 마음도 모르고 부모님은
운전면허를 당장 딸 필요 없다며 재차 만류를 하셨고,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지다가
거의 20대 중반에서야 운전면허를
손안에 쥘 수 있었다.

법적으로 어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각자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는 시기가 다른데,
나에게는 운전면허를 거머쥔 시기와 비슷하다.
2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어른이 되기 위한
늦은 사춘기가 시작된 것이다.
 
몇 년이 지나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술집에서 당당히 술을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됐다고 해서 어른이 된 것이 아니듯,
운전을 할 수 있다고 어른이 된 것도,
내 인생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중고차는 밟는 대로 나가주지 않았고,
구입한 비용과 맞먹는 치료비를 주고
자주 고쳐줘야 했다.
결국 몇 년이 지나 헐값에 팔아넘기는
결말을 맞이했다.

어른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음 단계는 독립이다.
나는 운전에서 교훈을 얻었다.
독립이 나를 어른으로 만들어주진 않는다는 걸.
하지만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존재고,
운전이 나의 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관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덜덜거리는 중고차를 고치고 모는 동안 출혈도 컸지만,
아픈 중고차가 나에게 남긴 교훈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독립이 더 큰 출혈을 불러올 것이라는 건
너무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나에겐 아픈 만큼 큰 성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