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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의 인생그림
짝사랑 본문
짝사랑이란 단어는 참 묘하다.
사랑이란 단어는 아름다운데 '짝'이라는 접사가 붙어 매우 서글퍼진다.
누군가를 짝사랑하게 되면, 심지어 이루어질 수 없는 상대를 사랑하게 되면
감정은 매우 잔인해지고 흉폭해진다.
상대방을 좋아했다가 미워했다가,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나의 모습에 흠뻑 취했다가도 나 자신을 증오하게 된다.
스스로 연민에도 빠졌다가도 상대방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금세 사탕을 선물 받은 어린 아이 마냥 해맑아진다.
내가 지금 힘든 이유는 단순히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 상대방을 보자니 모든 것이 뒤엉켜버렸다.
가장 힘든 순간은 이 아련한 짝사랑이 잔인했던 기억으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 십 번 희와 비를 넘나드는 것이 마침표로 돌아오는 것보다
오히려 더 낫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웃고 울었던 모든 순간이 역겨워져 버린다.
모순적이게도 짝사랑에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에도
나는 마침표를 여러 번 찍어 미련을 남긴다.
사람들이 말한다.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고.
하지만 난 잘 모르겠다. 짝사랑이란 글자 뒤에는 해결하지 못한 감정과
끝나지 않은 마침표가 더해져 난 그 단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적어도 나에겐 짝사랑은 영원하다.
그 영원은 참으로 고통스럽다.
그도 알고 있었고,
그의 새로운 짝도 알고 있었다.
내가 짝사랑이란 단어에 갇혀있다는 걸.
하지만, 애써 아닌 척하며 늘 도망쳐왔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짝사랑에서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다.
나를 위해서.
그도 놓아주고, 긍휼 하게 여기는 나 자신도 보내주려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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