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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의 인생그림
내가 담배를 처음 입에 댄 것은 군대에서였다. 나의 학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나는 굉장히 감정적으로 억눌린 아이였다. 돌이켜 보면 이는 나의 기질과 환경이 만든 환장의 결과였다. 억눌린 감정과 자아가 폭발하기 시작한 시점이 딱 군대에서였다. 작은 사회라고 불리는 군대라고 불리는 곳에 억지로 끌려가 부모님에게서 떨어져 생활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모든 것이 싫었다. 대한민국 건장한 남자 중에서 군대를 좋아하는 남자가 몇이나 되겠냐마는 나는 유독 자유를 억압당하는 것에 민감한 편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삼켜야 하고, 남들과 같은 군복을 입어야 하며, 내가 머리를 기를 수도 없고, 내가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고 모든 자유를 억압당한다. 이 모든 자유를 억압당하는 것의 대가는 시급 천 원. 정말 싫었다...
내가 진리처럼 믿는 것이 있다. 하나는 과유불급, 또 다른 하나는 모든 것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는 사실이다.모든지 지나치면 없는 것만 못하고, 장점이 많은 일도 단점이 적어도 하나가 섞여있기 마련이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글 하나를 읽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금슬이 너무 좋았는데, 그중 한 분을 여의고 나니 남겨진 한 분은 거의 산송장처럼 사신다는 얘기였다. 반대로 배우자가 너무 속을 썩인 경우 그 배우자가 유명을 달리하고 난 뒤 발 뻗고잔다는 농을 던지기도 한다.그런 관점에서 보면, 좋은 게 때론 좋은 게 아니며, 나쁜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좋은 게 곧 나쁜 것이 되고, 나쁜 것이 곧 좋은 것이 된다. 내가 지금 이 생각을 하고 있는 이유는 때로는 상처로까지 다가오는 나의 오래된 외로움과..
나는 나 자신에게 관심이 정말 많은 사람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연구한다. 누구나 그런 면이 있지 않나? 싶을 순 있지만, 각자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묵묵하게 살아가기 바쁘지 자신에 대해 파헤치는 사람은 많이는 못 봤다. 이 자기 탐구적인 면은 나를 잘 설명할 수 있는 특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를 찾기 위해 이런저런 경험을 거쳐왔고, 작년 여름 영업 일로 흘러 들어오게 되었다. 영업 일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사람은 상품을 보고 산다고 하지만, 가만 보면 사람을 보고 사는 사람이 많다. 인간의 결정은 논리, 이성보다는 감정에 기인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영업은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하기 때문에 나의 매력은 무엇일지 최근에 더 많..
매년 연초가 되면 하는 것이 있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사이트 혹은 어플 등에서 사주를 보는 것이다.주변 사람들이 가끔 이런 나를 보고 그런 것(?)을 맹신하지 말라고도 하지만, 궁금증이 많은 나는 사주, 신점이, 혹은 무작위로 뽑은 타로카드가 나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맞히기는 하는지가 너무나도 알고 싶다.어떻게 사는 게 맞는 인생을 사는건지, 세상에 진리라는 것이 있는 것인지, 정답이 있는 건지 알려주는 이 하나 없기에 수많은 생각에 잠식되고 매몰되었을 때 그저 머리 식히기용으로 재미로 찾아볼 때도 있다. 그렇게 스스로 결론 내린 답이자, 내가 믿게 된 가치관이 있다. 인생은 50대 50이라는 것. 반은 타고 나는 것, 반은 자유 의지에 의해 경영되는 것. 즉,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세상의 ..
어느 직군에 속해있더라도 한 번쯤은 '나의 일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면 어떡하지'와 같은 걱정을 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나 역시도 그 중에 한 명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영업 직군에 속해있고, 상담을 하는 일이기에 그래도 비교적 다른 직군에 비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 모두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목격하고 있는 산증인들인데, 대체되기 어렵거나 오래 걸리는 분야는 우리의 '욕망' 혹은 '감정'과 관련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먼저, 욕망을 보면 이렇다. 사실 대체되기 쉬운 직군은 교육계와 법조계다. 수 많은 정보와 공부를 바탕으로 한 이 직업들은 사실 AI가 제일 잘하는 분야다. 인간보다 많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 더 빠른 정리를 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명언이자 힘들 때마다 떠올리는 문구가 있다. 찰리 채플린의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이다. 배우이자 영화감독이었던 그는 희극계의 대가답게 굵직한 작품과 함께 인생을 관통하는 명언을 남겼다. 그제 군동기들을 거의 십년만에 만났다.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역시 본인이 제일 힘든 군생활을 했다. 고통은 오롯이 본인만의 것이고 주관적이기에 본인의 군생활은 마치 비극과도 같지만, 멀리 보이는 남의 인생과 군생활은 편해 보이고 그저 희극과도 같다.그렇게 각자의 비극과도 같던, 남의 것은 희극과도 같던 군생활에서 멀어진지도 벌써 십 수년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청년 시절 2년 간의 비극이 십수년이 흘러 아저씨가 회상하니 웃어넘길 수 있는 희극이자 안줏거리가 됐다..
